즐거웠던 며칠 이후 일이 너무 바빠 사진을 찍을 겨를이 없었다. 바쁘고 힘든 건 힘든 건데 내 생각보다 적응하기가 어려워서, 그리고 자꾸 어지러워서 혼났다. 월초에 너무 즐겁다 했더니, 조증이 가시고 확 가라앉은 기분에 눈에 초점까지 맞지 않아 속으로 난리 부르스. 겨우 다시 찾은 패턴을 잃을 수 없어서 일단 버티고 있다. 웃고 떠들었던 일들이 꿈만 같아서 자꾸 잠이 오는 것 같기도 하고. 나무 사진을 찍은 이유가 있었는데 지나고 나니까 흐릿해져 까먹고 말았다. 선생님은 자꾸 자책하지 말라 했다. 다행인 건 내가 머리로는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의식적으로 되풀이해야 함을 강조하셔서 그렇게 하려고 해도, 자꾸 실수하게 되는 순간들은 견디기 어렵다. 마르는 느낌이다. 마르면 보통 날카로워지던데 나는 뭉글해져 자꾸 눈이 감긴다. 에고고고. 스스로 고행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다짐하다가도 남들 다 하는 걸 나는 왜 이렇게 못하나 또 자책하고, 자책하지 말자고 다짐하고, 자책하고의 반복이다. 아침잠이 없어진 대신 하루 종일 나른한 것과 비슷한 것 같다.
뭐든 다 열심히 잘 해내고 싶은 완벽주의자적인 모습을 버리고 싶은데 잘 안 된다. 그냥 잊어버리고, 웃음만 많이 남기고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조금 쉽게 생각하기로 했다. 5월은 늦은 봄이니까, 꽃가루 마저 날려버리고 비 오기 전의 날씨 더 만끽하기. 내일은 산책을 좀 해야겠다. |